DJ "방북하면 나만 이상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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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1일 "북한이 자신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해야 방북할 수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북한에) 간다면 나만 이상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7.26 재보선 당선 인사차 방문한 민주당 조순형 의원과 장상 공동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사태 해결을 위한 'DJ 방북설'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 "북한의 행위에 손뼉치고 좋아할 사람은 미국과 일본내의 강경세력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북한 자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이 자리에 배석했던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이 경제제재를 할 경우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부를 원망하는 게 아니라 미 제국주의 때문에 고통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이 체제를 보장할 것이고 경제지원을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있고 미 2사단 후방배치에 동의하는 등 (우리 정부가) 해줄 것 다 해줬는데 (미국으로부터) 대접받을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미국과 동등한 관계가 되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내비쳤다.

김 전 대통령은 조순형 의원의 당선과 관련 "민주당과 선친(조병옥 박사) 그리고 본인에 대한 평가가 겹쳐서 나타난 결과"라면서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선거가 있으니 잘 들 하기 바란다"면서 "50년 역사와 전통을 살려서 국내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자리에는 민주당 조순형 의원을 비롯 한화갑 장상 공동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이상열 대변인 등이 참석해 1시간 가량 환담이 이어졌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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