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 신종코로나에도…화웨이, 5G 장비계약 100건 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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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WC19 상하이'의 화웨이 전시장. 화웨이는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는 구호를 내걸고 이미 실현된 5G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전시장을 꾸몄다. [연합뉴스]

지난해 'MWC19 상하이'의 화웨이 전시장. 화웨이는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는 구호를 내걸고 이미 실현된 5G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전시장을 꾸몄다. [연합뉴스]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가 최근까지 100건에 가까운 5G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측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모든 공장이 생산을 재개했고 전세계에 5G장비를 공급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딩 화웨이 통신네트워크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20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화웨이 제품·솔루션 설명회에서 "지금까지 5G 상용화 계약을 91건 체결하고, 60만개 이상의 다중 입출력 안테나 중계기(MIMO AAU)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4G 시대에는 거의 모든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동일한 네트워크를 경험했지만, 5G 시대에는 데이터 사용량, 지연 속도, 대역 폭, 연결된 기기의 수 등 다양한 수치에 기반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수익을 올릴 것"이라면서 5G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와 5G 장비 계약을 체결한 주요 통신사 중 상당수가 유럽에 위치해 있다. 영국의 보다폰과 쓰리·EE, 독일의 텔레포니카·도이치란트, 노르웨이의 텔레노어, 이탈리아 TIM, 스위스의 선라이즈, 포르투갈의 알티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화웨이, 유럽 5G시장에서 장비 수주 성공   

이중 영국은 미국의 최측근 군사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다섯개의 눈)의 일원이다. 미국은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에게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화웨이 통신 장비를 통해 중국 공산당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영국은 지난달 화웨이의 5G 이동통신망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네트워크 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를 배제하고 비핵심 부문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3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일부 허용한 것이다.

영국은 4G 이동통신 장비도 화웨이 제품을 사용했고 5G에서도 화웨이를 대체할 기업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허용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요구대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할 경우 5G 서비스 경쟁에서 수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독일도 이같은 이유로 화웨이 장비를 받아들였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통신장비 점유율에서 화웨이5가 31.2%로 세계 1위다. 삼성전자(15%)는 에릭슨(25.2%), 노키아(18.9)에 이어 4위다.

화웨이의 라이언 딩 통신네트워크 비즈니스 그룹 사장. [중앙포토]

화웨이의 라이언 딩 통신네트워크 비즈니스 그룹 사장. [중앙포토]

화웨이, 5G 생태계 위해 2000만달러 투자  

이날 라이언 딩 화웨이 사장은 '5G 파트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출범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5G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혁신적인 5G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면서 향후 5년간 2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차오빈 화웨이 5G 부문 총괄사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5G 장비 공급에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났고, 화웨이의 모든 공장은 생산을 재개했다. 공급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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