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술 「마오타이」가 함물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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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 술의 대명사로 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마오타이(모대) 주가 최근 중국경제의 악화와 더불어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귀주성 인회현 모대진의 특산물인 마오타이 주는 특유의 순미하고 감미로운 맛으로 중국에서 가장 평판이 높은 주중 왕으로서 2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1972년 닉슨 미국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여 가진 역사적인 연회석상에서 당시 주언라이(주은래) 총리가 그 맛을 소개하고서부터 세계에 널리 성가가 알려지게 됐다.
닉슨의 방중이전까지 죽의 장막에 가려있던 시기에 마오타이 주는 한 병에 3.5원(약 3백50원) 정도였으나 닉슨과 주가 마오타이로 축배를 든 이후부터 로킷처럼 값이 치솟기 시작, 지금은 한 병에 공장가인 3백원(3만원)을 주고도 구할 수 없으며 겨우 암시장에서 5백원의 고가로 구할 수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마오타이의 빈 병까지 하나에 2각(1각은 10분의 1원)씩 거래되었던 것이 그후 2O∼3O원씩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민간업자들이 가짜 마오타이 주를 만들기 위해 서로 빈 병을 사들이기 때문이다.
마오타이 주는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품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마오타이 주는 국내에서는 물론 국외시장에서도 예전처럼 쉽게 눈에 띄진 않는다. 마오타이 주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마오타이 주 제조공장의 저우카이량(추개량) 공장장은 『마오타이 주가 신용을 잃었다』 고 말하고 경제가 긴축돼 공장이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마오타이 주 공장은 아예 운전자금 조차 고갈된 상태다. 89년에만 해도 2억 여 원의 신규자금이 필요하지만 아직 한푼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료도 1천7백t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확보된 원료는 4백t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이 검소화 운동을 벌여 지난해부터 각종 연회에서 마오타이 주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공식판로가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의 「국주」로 명예를 떨쳐온 마오타이 주가 이제는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금준미주」로 이름만 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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