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일본 정치검찰이 내 영혼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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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회견을 연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회견을 연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AFP=연합뉴스]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극적 탈출한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이 8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성토에 나섰다. 곤 전 회장은 8일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자신이 구속된 것은 음모이며 인권에 반하는 ‘비극(travesty)’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의 도쿄지방검찰청은 정치 검찰”이라며 “지난 14개월 동안 나의 영혼을 파괴했다”는 주장도 했다.

탈출 열흘 만에 베이루트서 회견

이번 기자회견은 곤 전 회장이 탈출한 뒤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는 자리다. 2018년 11월 일본에서 구속된 이후 첫 기자회견이기도 했다.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가택연금을 뚫고 고속철인 신칸센 편으로 도쿄 자택에서 오사카로 이동한 뒤 전용기 편으로 레바논 베이루트로 탈출했다. 그는 레바논계이면서 프랑스 국적도 갖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일본 당국은 나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정보를 일부러 흘렸다”고 주장했다.

곤은 “나를 제거하는 계획에 일본 정부가 개입돼 있다”며 그를 제거하는 계획이 마치 ‘진주만 공격’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곤은 자신이 추진하던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막으려 닛산과 일본이 음모를 꾸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4월 풀려나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수진·신혜연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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