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펀드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고 투자자 본인의 의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엄브렐러, 즉 '우산' 펀드입니다. 하나의 우산을 여러 개의 우산살이 떠받치는 것처럼, 엄브렐러 펀드는 하나의 세트 안에 여러 가지 종류의 펀드가 들어 있습니다.
구성 유형은 운용사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주식형.혼합형.채권형.머니마켓펀드(MMF) 등 운용자산별로 만들거나 특정 업종 주식에만 투자하는 '섹터형', 또는 펀드 수익률이 주가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인덱스형'이나 이와 거꾸로 움직이는 '리버스형' 등으로 구성합니다. 엄브렐러 펀드는 처음 투자할 때 불입금액의 1% 정도만 비용으로 내고 나면 1년에 12번까지 펀드를 옮겨 탈 수 있습니다. 아예 전환 비용이 없는 펀드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위험이나 특징이 다른 펀드들을 시장상황에 따라 갈아타면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즉,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펀드에 머물다가 주가가 하락할 때는 채권형이나 MMF,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리버스 주식펀드로 옮겨 타는 형태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펀드 운용은 펀드매니저 고유 영역이므로 투자자가 관여할 수 없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상품을 옮겨 타면서 수익을 챙기는 것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엄브렐러 펀드는 생각만큼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엄브렐러 펀드의 수익 원천은 전환 시점의 선택입니다. 판매사 입장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해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 전문 상담직원을 양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추가적인 수수료를 받기가 불가능해 투자자가 알아서 전환 시점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기대만큼 수익률을 올리지 못해 인기가 시들한 것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