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평 월세' 사는 獨총리 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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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독일 총리의 어머니가 한달에 약 65만원(5백유로)의 연금으로 근근이 딸과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생모인 에리카 포슬러(90) 부인은 현재 큰 딸인 군힐트와 더불어 18평짜리 월셋집에서 살고 있다. 군힐트는 "슈뢰더가 매달 월세를 내주지 않는다면 생활이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달라 성이 다른 슈뢰더의 동생 로타 포슬러(55)도 하수구 청소부를 하다 실직, 지난해 간신히 관광안내원으로 취직해 실업자 생활을 면했다. 슈뢰더가 1998년 총리가 된 뒤에도 일가의 생활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고 친지들은 전한다.

한편 지난 2일 독일 중서부의 작은 도시 파더본의 엘젠 구민회관에서 포슬러 부인의 90회 생일잔치가 열렸다. 5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조촐한 잔치에는 슈뢰더 총리도 부인 도리스와 함께 참석했다. 포슬러 부인은 슈뢰더 총리 등 자식 5명이 함께 돈을 모아 마련한 건강침대를 선물로 받았다. 슈뢰더 총리는 "어머니의 별명은 사자"라고 소개하면서 "2차 세계대전 후 아버지를 잃고 어려운 시기를 청소부 등 허드렛일을 마다않고 억세게 생활하며 자식 5명을 키워냈다"고 회상했다.

포슬러 부인은 "슈뢰더가 어느날 내게 벤츠 승용차를 태워주겠다고 했는데 오늘날 그 꿈을 이뤄줬다"면서 대견스러워했다. 이날 잔치비용은 슈뢰더 총리가 부담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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