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햄리 “주한미군 돈 받고 지키는 용병 아니다…10억달러면 괜찮은 금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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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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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군대의 목적은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비판했다.

“미군은 미국의 국익 위해 주둔”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올해 분담금의 5배인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햄리 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며, 한국이 미국에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적정 분담금에 대해선 “얼마의 금액이 적정한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현재 한국은 약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분담하고 있는데, 괜찮은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낼 수 있다면 환영하지만, 분명한 건 한국이 최소한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파병 요청 시 항상 군대를 보냈다고 상기시켰다.

햄리 소장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주한미군은 중국·북한·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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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VOA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400% 인상 요구를 이해할 수 없고, 이에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게리 로크 전 상무장관은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혜택을 얻고 있다”면서 “미국 본토에 병력을 두는 것보다 분명히 비용이 덜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봤다. 햄리 소장은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해 있는지,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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