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끝났지만 후유증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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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MBC는 노조파업이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노사간 단체협상의 일부조항에 아직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어 장기파업에 따른 후유증을 계속 앓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9시를 기해 파업은 끝났으나 회사측은 「무 노동 무임금」원칙에 따라 파업기간 중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고 노조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파업을 끝내고 다시 일을 시작한 노조원에 대해 일부 중간 간부층이 주요업무 결재를 해 주지 않는 등 반발을 보여 일부 프로그램이 파업당시처럼 파행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파업기간 중 노조원을 대신해 방송제작 일선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며 「고통」을 겪었던 부장·국장 등 중간간부들의 불만이 노조원의 업무복귀에 대한거부의 형태로 나타났다.
파업이 끝난 직후 몇몇 부서에서 일어났던 조합원과 중간간부층의 마찰은 대부분 쉽게 무마됐으나, 파업에 적극적이었던 노조원들이 많은 교양제작국에서는 갈등이 오히려 심화돼 노조측이 5일 사장과 중간간부(교양제작국장·3개 부장)를 걸어 서울지방노동 위원회에 부당노동 행위구제 신청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교양제작국은 광주항쟁을 다룬 『어머니의 노래』 등 문제작을 많이 만들어 왔다.
교양제작국 간부들의 노조원 제작 참여거부로 26일까지 교양제작국 내 PD 57명 중 30여명이 제작에 참여하지 못했었다. 제작에 참여하지 못했던 PD들은 26일 오후 제작국내 중간간부회의가 「원상복귀」를 결정함으로써 27일부터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7일까지도 교양제작국 일부 프로그램은 파행적 방송이 계속되고 있다. 매일아침 방송되는 『아침을 달린다』와 일요일 아침 노인대상프로인 『인생은 60부터』가 스튜디오에서만 제작돼 방송되고 있다.
또 매일아침 6시10분에 방송되는 『MBC 생활영어』의 경우 84년도 제작분이 그대로 나가고 있으며, 월요일 밤8시5분에 방송되는 『인간시대』도 『테마기획-해외 입양아』3부작으로 대체돼 방송되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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