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최고’ 학원비는 월 224만원…대학등록금 4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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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영어학원비가 서울에서 가장 비싼 곳은 월 224만원으로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유아 영어학원비가 서울에서 가장 비싼 곳은 월 224만원으로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중 3곳의 연간 학원비가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의 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최근 3년간(2016~2018년) 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소 등록현황을 분석해 서울 ‘반일제 이상(일 3시간 이상, 월 60시간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지난해 295곳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소재 반일제 이상 수업하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월평균 학원비는 약 103만7000원이다. 이 비용은 교습비에 통학 차량 비용 등 기타경비를 합한 것이다. 이 금액을 1년으로 따지면 1244만4000원이다. 이는 4년제 대학 1년치 평균 등록금(667만원)의 1.9배에 이른다.

학원비가 가장 비싼 유아 영어학원은 한 영어학원 프렌차이즈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운영하는 3곳으로 월 224만3000원이었다. 이 영어학원 1년치 학원비는 2691만6000원으로 올해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 평균(670만6200원)의 4배였다.

지난해 유아 영어학원은 서울에만 기준 295곳으로 1년간 44곳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서초구가 87곳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지역에서는 1년 새 21곳의 반일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생겨났다. 이어 강동·송파구(46곳), 강서·양천구 및 은평·서대문·마포구(각 24곳), 성동·광진구(23곳)가 뒤를 이었다.

이들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습시간은 5807분으로 나타났다. 월 20일 수업 기준으로 일 평균 4시간51분(291분) 교습을 받는 셈이다. 이는 초등학교 수업 시수(1교시 40분) 기준으로 따졌을 때 7.3교시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1, 2학년(5교시) 시수보다 2.3교시 많은 것은 물론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간(6.6교시)도 넘어선다.

이 밖에도 지난해 서울 사립초 연평균 학부모부담금은 국·공립초의 9.3배에 이르는 1016만원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모든 사립초 연간 학부모부담금은 4년제 대학 1년치 등록금보다 많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2년을 다니고 사립초까지 다닐 경우 8년간 학비는 최대 1억3500만원에 이른다”며 “이런 특권층의 특권교육 트랙이 강화되지 않도록 유아 영어학원 등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제한 기준들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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