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 같은 사람 더 있다···"한국 살던 탈북자 28명 재입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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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빠져나와(탈북) 국내에 머물다 북한으로 재입북한 인원이 28명으로 파악됐다.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다. 국내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탈북자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2017년 북한으로 돌아간 뒤 북한 매체에 출연해 한국 사회를 비판했던 임지현 씨가 대표적이다.

통일부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 자료서 밝혀 #유기준 의원 "실제 재입북자 더 있을 가능성" #"탈북자 전수조사 및 재입북 방지책 필요"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2017년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해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국내 체류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사진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2017년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해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국내 체류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사진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류하다가 재입북한 사람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7명,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3명이다. 또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4명으로 모두 2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일부는 자료에서 “2016~2018년간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의 언론 보도(매체) 등을 통해 공식 확인된 재입북자는 모두 8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도별로는 2016년 4명, 2017년 4명이 재입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고"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재입북자 숫자를 첨부했다. 유 의원 측은 지난 6월까지 탈북한 3만 3022명 중 잠적해 현재 상태가 확인되지 않는 인원 현황도 요구했지만, 통일부는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재입북했거나 잠적한 인원을 추정할 수는 있겠지만, 탈북자들이 하나원 교육을 마치면 경찰과 지방자치 단체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이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취합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식 통계 이외에 추가 재입북자가 있을 수 있고, 통일부 차원에선 잠적 추정 인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통일부는 “탈북민들의 재입북 방지를 위해 이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탈북민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정부의 통계가 북한의 공식 발표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건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있는 정부의 탈북자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실제 재입북자는 몇 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전수 조사를 통해 탈북자들의 근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탈북자들이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 북한으로 다시 갔을 수도 있고, 친인척들을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북한에 갔다가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탈북 모자가 외부와 단절된 채 사망한 사건 등을 고려해 국내 탈북자들의 생활 안정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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