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수학공부 하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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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강사생활을 하다보면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그때의 순수와 열정을 지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첫 마음을 꿋꿋이 이어나가는 강사들이 많다는 것은 사교육분야에선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수학강사 이선호(36) 선생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이 돋보이는 이 선생은 인상만큼이나 편하게 학생들을 대해 인기가 많다. "11년의 강사활동 기간 내내 '교육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고민해 왔다는 그는 "그 책임을 다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노력한 만큼 보람도 컸다"며 웃었다. 또한 "학원이 돈의 중심에 서는 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책임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첫 강의때 가졌던 초심을 간직하는,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그의 강의가 더욱 궁금해진다.

▶수학을 잘했기에 수학강사가 되었을 것, 학창시절 수학공부에서 얻은 노하우를 알려달라.

-수학을 정말 좋아했어요. 고3 때는 담임선생님이 수학책을 뺏어갈 정도로 하루 종일 수학공부만 하곤 했습니다. 단순문제풀이보다 증명위주의 공부를 많이 했어요. 복습을 할 때도 늘 누적해서 했습니다. 고 1 2학기 내신 때는 고 1 처음부터 다시 했고 고 2때 내신준비시기에는 고 1 처음 내용부터 다시 한겁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수학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학생들에게 제가 했던 공부법들을 꾸준히 지도하면서,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이 몸에 밴 학생들은 무엇을 하더라도 더 높은 학습효과를 가질 수 있답니다.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강사로서의 신념이 있다면?

-학생을 위해 봉사하는, 학원과 선생님이 돼야 합니다. 절대 돈이 중심이 돼서는 안 됩니다. 선생이라는 위치는 자칫 잘못하면 학생을 다스리고, 학생들 위에 서서 오만한 자세를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아무리 짜증내고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해도 끝까지 신뢰해 주고힘들어하는 학생들과 늘 함께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돼야 합니다. 학생이 선생인 '나'를 찾아주었다면, 어떤 학생이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전 언제든 찾아오고 싶어 하는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강의에서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학생들이 수학을 억지로 하지 않고 좋아했으면 합니다. 좋아서 하는 공부는 학생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며 더 높은 학습효과를 줍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선생과 학생 사이에 믿음과 신뢰가 만들어지고, 그 위에 약속이 있어야 합니다. 전 수학공부와 관련된 것은 절대 학생들과 타협하지 않습니다. 하기로 한 것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해야 합니다. 다만 수학 외의 문제에 있어서는 모든 것에서 학생 말을 듣고, 학생 편을 들어줍니다. 이처럼 믿음과 신뢰, 약속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학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됩니다. 물론 강의가 지루하고 딱딱해서는 안 됩니다. 실생활의 예들을 풍부히 설명해주면서 학생들의 집중력을 이끌어내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예전 수학공부에 그렇게 열정을 쏟았던 것처럼 순수하게 내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하루 종일 수학책에 파묻혀 연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요. 그러나 강사로 활동하는 시간동안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조건이 허락된다면 하위권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싶어요. 요새 학원들이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만을 중심으로 반을 구성하는데, 하위권 학생들도 충분히 수학을 좋아할 수 있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지가 있고 믿음과 신뢰가 형성된다면 어떤 학생이든 가능합니다. 그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이선호 강사 약력

▶서강대 수학과 졸
▶(현) 반포본동 이선호 수학전문학원 원장
▶문의 02-592-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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