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황당 제안'…"핵폭탄 떨어뜨려 허리케인 막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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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해 미 본토를 덮치는 허리케인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핵폭탄을 투하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제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허리케인 내습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허리케인을 저지하기 위해 허리케인의 눈에 핵폭탄을 투하해 무력화하는 방안을 국토안보부와 국가안보 회의(NSC) 관리들에게 제시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NSC 메모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해안에서 형성돼 대서양을 건너는 허리케인이 미 본토에 도달하기 전 정부가 미리 개입하자는 취지로 핵 사용 방안을 제시했으며, 당시 브리핑 참석자들은 이에 당혹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허리케인 저지를 위해 폭탄을 사용하는 방안을 피력해 왔다. 2017년 NSC 메모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에 대한 '폭격' 방안을 언급했으나 '핵'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는 지난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당시 이미 한 정부 과학자에게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핵폭탄 사용이 허리케인을 변화시키지 않을뿐더러 이에 따른 방사능 낙진이 곧바로 무역풍을 타고 미 본토를 엄습, 환경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또한 '허리케인 핵폭격: 정말 좋지 않은 아이디어'라는 기사에서 허리케인에 대한 핵폭탄 투하는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평화적 핵실험 조약(PNE)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놀랄 이유가 없다"면서 "파괴적인 허리케인이 미국 본토를 강타하는 것을 막는 그의 '목표'는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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