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지소미아 파기,中·北만 좋은 일, 트럼프 빨리 중재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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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사설에서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 "한일 양국의 '진짜 적(real foes)'인 중국과 북한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일 경제·안보에 손실, '진짜 적'에만 도움 #트럼프, 양국 이성 찾도록 더 빨리 중재했어야 #"중국과 북한을 제외하고 모두가 지는 게임"

NYT는 22일(현지시간) '일본, 한국 그리고 환태평양지역의 균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빠르게 진행됐던 한·일 무역전쟁이 이번 주 군사·안보 정보의 교류를 파기하는 아주 위험한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이는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한 중요한 정보력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번 균열은 서로가 주장하는 논리인 '안보'나 '무역'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것은 오직 해묵은 원한(age-old animosities)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해묵은 원한은 1910~1945년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 더 나아가 위안부 및 강제징용 등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저지른 잔인한 착취로 인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한국의) 원한은 수시로 분출됐지만,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미·일 안보동맹과 한·일 간 폭넓은 경제교역으로 억제돼왔다"고 설명했다.

NYT는 최근 진행된 한·일간 갈등 양상을 설명하며 "양국간의 싸움은 일본과 한국은 물론 이 지역에서의 미국 이익에도 직결된다"며 "미국은 이 싸움을 말리기 위해 일찍 개입했어야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곪아 터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일간 분쟁이 현 상황처럼 극에 달하게 된 것엔 미국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번 싸움은 중국과 북한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지는 게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두 나라가 이성을 찾도록 진지하게 중재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NY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두 동맹국 사이에서 발생한 분쟁이 한·일 양국과 미국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가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러나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경제와 안보에 피해를 입고, 결국 그들의 '진짜 적'에게만 도움을 주는 어리석은 결과를 보게 될 때까지 미국의 도움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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