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서 숨진 직지원정대 두 대원, 로프 연결된 채 사고"

중앙일보

입력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오른쪽)·박종성 대원. [뉴스1]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오른쪽)·박종성 대원. [뉴스1]

10년 전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직지원정대 대원 2명이 로프에 연결된 채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지원정대 소속 등반 대장 민준영(당시 37세)씨와 대원 박종성(당시 42세)씨는 2009년 9월 히말라야 히운출리봉(해발 6441m) 북벽에서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시신 수습을 위해 네팔을 방문한 직지원정대는 14일 "시신 발견 당시 로프가 끊어져 있었지만 두 고인이 로프에 연결된 상황에서 사고가 났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종성 대원의 배낭 레인커버. [직지원정대 제공]

박종성 대원의 배낭 레인커버. [직지원정대 제공]

두 대원의 시신은 지난달 23일쯤 네팔 현지 주민에게 발견됐다. 두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발견 소식에 직지원정대는 유족과 함께 포카라 병원을 찾아 13일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포카라 간다키주 경찰도 14일 오전 10시 두 대원의 신분 확인 절차를 끝냈다. 직지원정대는 15일 카트만두 병원에서 DNA 검사 및 시신 화장을 한 뒤 현지를 출발, 17일 오전 5시 25분 인천공항으로 돌아온다.

원정대에 따르면 두 대원의 유해는 청주 추모조형물 앞에서 산악인, 지인들을 만난 후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활동했다. 두 대원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엔 히말라야 6235m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켰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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