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남편에 시중 잘하라?

중앙일보

입력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중재해줬던 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조정위원회가 일방적인 편들기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4일 방송된 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철부지 남편' 편에서는 7살 연상 연하 주리-무혁 부부의 갈등을 다뤘다.

사연은 이렇다. 전 남편과 성격 차이로 이혼한 후 홀로 지내던 주리(김희정 분)가 헬스클럽에서 몸짱에다 일곱 살이나 어린 무혁(최재성 분)을 만나면서 또 한번의 연애를 시작하고, 뜻하지 않게 생긴 아이로 재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무혁은 매일 밤 친구들이랑 어울려 노느라 가정은 뒷전이다. 친구들 앞에서 주리를 따돌림 시키기는가 하면 결혼 전 주리가 차려줬던 가게도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주리는 연하남편 길들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갈등은 더 깊어져만 갔다. 무혁은 학생인 나이에 맘 편히 놀지 못하고 눈치만 봐야 하는 자신의 상황이 말 할 수 없이 답답하고, 이제 연상이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아내에게 정이 떨어졌다.

무혁은 더 이상의 결혼생활은 무리라고 판단, 주리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주리는 철부지 남편의 이혼 요구가 어이없기만 하다.

결국 이혼 조정위원회에 모습을 내비친 두 사람, 하지만 이날 조정위원회는 거의 일방적으로 아내의 잘못을 탓하며 "내조를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아무리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고 아내가 이혼에 반대하는 상황이라 해도 일방적으로 아내의 잘못으로 몰아간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며 '바른 부부관을 정착시켜줘야 할 조정위원이 아내에게 탓을 돌리는 발언은 어이없을 정도였다'고 항의했다.

이 외에도 '촛점을 잃은 조정위원회에 실망이다' '남자의 입장에서도 조정위원의 발언이 이해불능이다' '수준 이하의 편파적인 답변에 괴리감마저 느껴졌다' 등 이날 조정위원회의 발언에 많은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철부지 남편' 편의 이혼 찬반 투표(15일 오전 11시 30분 기준)에서는 총 1,330명의 시청자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63.8%에 해당하는 848명이 더 이상의 결혼생활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두 사람의 이혼을 찬성했다.

총 투표자의 36.2%에 해당하는 482명은 이혼보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며 이혼을 반대했다.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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