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꽁지 "버스 안에서 남성이 가슴 만져" 성추행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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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꽁지. [사진 소셜미디어]

유튜버 꽁지. [사진 소셜미디어]

성추행 피해를 밝힌 유튜버 꽁지가 누리꾼들의 응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튜버 꽁지는 7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댓글 다 잘 읽고 있어요. 힘이 많이 되네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저는 생각보다 강해요. 스트레스 열심히 낮추려고 노력 중이에요.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사진 유튜브]

[사진 유튜브]

꽁지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라는 11분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 따르면 꽁지는 지난 3일 광고 촬영 위해 서울에서 동대구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버스가 출발한 지 1시간30분쯤 지났을 때 꽁지는 누군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황한 그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깬 척하며 눈을 천천히 떴고 옆자리 남성이 손을 다급히 치우는 모습을 보게 됐다.

꽁지는 "저는 진짜인지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싶어 자다가 자연스럽게 깬 척 쫓아내기 위해 일부러 욕을 하면서 눈을 천천히 떴다. 옆에서 화들짝 손과 몸을 치우는 것이 확실히 보였다. 한참 고민하고 괴롭고 정말 너무 몸이 떨려오고 수치스러워 참을 수가 없었지만 절대 티를 낼 순 없었다. 저는 이 사람을 확실히 잡고 싶었다. 저는 제가 이대로 잠꼬대를 한 것처럼 잠이 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가슴 안쪽까지 만지는 걸 느끼자마자 상대방 손을 낚아채려고 몸을 틀었다. 저는 제가 누를 수 있는 강한 압력으로 팔뚝을 누르면서 얼굴을 최대한 가까이 붙이고 내가 싸울 수 있는 가장 강한 눈을 하고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자는 줄 알았어? 욕할 때 알아서 멈췄어야지'라고 했다. 남자는 놀란 눈으로 '무슨 소리하세요'라고 발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자고 있었어 너가 두 번이나 만질 동안. 사과해'라고 말했다. 저는 절대 밀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시끄러워지고 싶지 않으면 빨리 사과해 생각 그만하고'라고 하자 그제야 말을 어물거리면서 '아예 예 죄송'이라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추행범의 자백을 들었다"고 말했다.

꽁지는 "남편이 문자로 신고하라고 했다. 옆에서 남자가 보고 있었다. 제가 112를 누르고 있는 와중에 '아니요 저기'라며 핸드폰을 든 손을 저지하려고 했다. 저는 손을 높이 빼면서 '뭐 하는 짓이냐'라고 했다. 뒤에서 친구가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켜 제 팔에 끼웠고 그제야 남자는 열심히 사과했다. 몰랐는데 남편이 경찰서에 신고를 했더라. 달리는 버스에서 친구 번호로, 제 번호로 경찰이 전화했다. 남자가 안절부절하면서 '곧 휴게소 내리니까 정식으로 사과할테니 경찰만은 제발'이라며 사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전화로 경찰분들이 현재 위치와 가까운 휴게소를 물으셔서 '선산휴게소'라고 했다. 버스도 그곳에서 정차했다. 저는 지옥 같은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고 다음 영상은 뒷자리 친구가 따라 나와 찍은 기록이다"라고 하며 모자이크 처리된 한 남성과의 대화를 공개했다.

유튜버 꽁지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성추행 폭로 영상. [사진 유튜브]

유튜버 꽁지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성추행 폭로 영상. [사진 유튜브]

영상 속 남성은 "지금 신고하신 건가요. 진짜 제가 미쳤었습니다. 자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미쳤었습니다. 제가 원래 안 이러는데 미쳤었나 봐요.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꽁지는 "제가 예쁘게 메이크업을 했든 안했든 노출이 심한 옷이던 아니던 그건 상관없다. 그 사람한테 자는 여자는 몰래 몸을 만져도 되는 거냐"면서 "합의 선처 절대 할 생각 없다. 제가 받은 정신적 피해와 금전적 손해까지 전부 포함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형벌이 내려지길 희망한다. 제 채널에 올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유해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예비 범죄자들에게는 강한 경고를, 피해자분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을, 성범죄 사건 해결에는 충분한 선례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힌 이유를 덧붙였다.

꽁지는 2015년부터 크리에이터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구독자수 약 21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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