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시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1)
질편한 들에 서니
올해도 풍년이로고
잠시 허리를 펴고
밀짚 모자 부채질한다
더위는 더위로 풀라
예로부터 일렀것다.
(2)
부쳐야만 부채던가
읜손에 든 태극선(태극선)
정작 바람은
치맛자락에서 일고
혀 차는 소리가 나는
시어머니 손부채.
(3)
나무도 백년쯤 살면
저만한 그늘 짓나보다
진초록 큰 부채에
매미 소리 쏟아지고
그 아래 들어선 길손
합죽선(합죽선)을 접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