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성폭행 폭로한 소녀, 의문의 교통사고로 중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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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집권당 정치인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10대 소녀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30일 NDTV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지난 28일 교통사고 당시 소녀 일행이 탔던 차량. [AFP=연합뉴스]

인도 집권당 정치인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10대 소녀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30일 NDTV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지난 28일 교통사고 당시 소녀 일행이 탔던 차량. [AFP=연합뉴스]

인도 집권당 정치인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10대 소녀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ND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전날 집권 인도국민당(BJP) 소속 쿨딥 싱 셍가르 우타르프라데시 주(州)의원 등 20여명을 살인·살인 공모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28일 같은 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고의로 일으키는 데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28일 이 고속도로에서는 10대 소녀와 친척 2명, 변호사 등이 탄 자동차가 화물차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친척 2명은 숨졌고 소녀는 중태에 빠졌다. 변호사도 심하게 다쳤다.

이 소녀는 2017년 셍가르 의원과 그의 동생에게 성폭행당했다며 2018년 4월 요기 아디티아나트 우타르프라데시 주총리의 집 앞에서 자살을 시도한 인물이다. 같은 달 소녀의 부친은 셍가르 의원의 동생에게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당해 사망했다.

셍가르 의원은 성폭행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셍가르 의원 측이 소녀를 죽이기 위해 구치소에서 교통사고 음모를 꾸민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녀의 어머니는 "그것은 사고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없애려는 음모"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위협당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상황과 목격자 증언을 통해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에 연루된 화물차 번호판이 검은색 페인트로 지워졌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셍가르 의원은 성폭행과 살인공모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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