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활력 넘치는데, 왜 직원들은 허수아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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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반려도서(67)

『리더의 마음』
홍의숙 지음 / 다산북스 / 1만6000원

리더의 마음

리더의 마음

소위 '까라면 까'라는 식의 조직 문화에 익숙한 박 사장은 최근 부하 직원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눅이 든 직원들은 리더의 결정만 기다리는 허수아비가 됐고, 위기가 닥쳐도 누구 하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했다. 위기감을 느낀 박 사장은 물리적인 발언 시간을 줄이는 연습부터 했다. 회의시간이 1시간이면 자신의 발언은 10분 이내로 줄였다. 결국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또다시 혼자서 30분씩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자괴감을 느꼈다.

김 대표는 큰마음을 먹고 수백만 원을 들여 팀장급 이상 직원을 지식경영 세미나에 참석시켰다. 대표 입장에서 큰 비용을 교육비로 썼으니 기대가 컸지만 막상 세미나에 다녀온 직원들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직원들은 괜한 돈 낭비, 시간 낭비했다며 정작 필요한 교육은 따로 있다고 호소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리더를 만난다. 크게는 회사를 이끌고, 본부나 팀을 이끌어 나간다. 작은 모임에서도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나 또한 리더가 되기도 한다. 『리더의 마음』은 저자가 27년간 주요 기업과 조직에서 리더십 코칭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그 조직의 이야기를 담았다.

"꼭 큰 조직에서만 리더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은 아닙니다. 20~30명 규모의 회사나 벤처기업 또는 중소기업에서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깨진 경우가 많아요. 작은 조직이어서 사람이 귀한 만큼 리더가 부하 직원들에게 나름대로 잘해주려 하지만 문제는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경험한 것, 자신의 기준에서 좋았던 것을 강요하는 데 있습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저자가 강조하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마음'이다. 이기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론도 기술도 아닌 자존감을 갖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이를 해내는 사람이 결국 성과를 내고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사람이 모이면 그중에 한 사람은 리더가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잘 읽으려면 자신을 먼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의외로 자존감이 낮거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덜컥 리더가 되어버린 사람도 많습니다. 혼자서는 일을 잘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부하직원을 믿지 못하는 리더도 있죠. 무엇보다 리더의 마음, 리더의 내면이 건강해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데 어떻게 리더를 할 수 있나. 마음을 모르는 리더는 성과도 사람도 얻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리더십은 자질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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