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차출 조항 포함, 권창훈 독일행 비하인드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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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 홈구장 슈바르츠발트 스타디온을 찾은 권창훈. [중앙포토]

프라이부르크 홈구장 슈바르츠발트 스타디온을 찾은 권창훈. [중앙포토]

올림픽 차출 조항도 포함됐다. 그만큼 독일프로축구 SC프라이부르크가 권창훈(25) 영입을 강력하게 원했다.

25세 권창훈, 상무입단하려면 2년 뒤 한국행 #그런데도 프라이부르크, 고액 이적료 지급 #2020년 도쿄올림픽 뽑히면 차출 허락하기로 #권창훈, 사이드 또는 투톱 밑에서 뛸 전망

프라이부르크는 지난 28일 프랑스 디종에서 권창훈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프라이부르크의 올 시즌 영입리스트 1순위는 권창훈이었다. 프라이부르크는 권창훈이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뛸 때부터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지난해 5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직후에도 영입의사를 밝힐 정도였다. 프라이부르크는 권창훈의 역동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박지성 같은 성실함에 매료됐다.

2017-18시즌 프랑스리그에서 11골을 터트린 권창훈을 원하는 팀들은 많았다. 하지만 1994년생 25세 권창훈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을 다쳤지만 현역 입영 대상자다. K리그 군팀 상무에 입단하려면 만 27세가 되는 2년 후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팀들은 영입을 주저했다. 향후 권창훈을 되팔아 이적료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는 그걸 알면서도 고액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프라이부르크는 계약기간과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독일 언론은 2년 계약에 이적료 300만 유로(약 40억원)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계약기간은 2년 이상,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65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디종을 떠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새출발하는 권창훈. [프라이부르크 인스타그램]

프랑스 디종을 떠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새출발하는 권창훈. [프라이부르크 인스타그램]

게다가 프라이부르크는 올림픽 차출 조항을 포함했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소속팀이 선수를 의무 차출해줘야 하는 대회가 아니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는 만약 권창훈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뽑힐 경우 차출을 허락하기로 했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을 따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와 권창훈측은 지난 10일쯤 이적에 큰틀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세부조항을 조율하면서 25일 최종도장을 찍었다.

프라이부르크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3위를 기록했다.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은 1995년부터 20년 넘게 프라이부르크 유스팀, 코치, 감독을 지내고 있다. 슈트라이히 감독은 지시가 굉장히 디테일하고, 젊은선수를 키우는데 일가견이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유스팀 선수를 키워 다른팀에 팔기를 반복하는 팀이다. 성적 유지가 힘들어 2부리그로 간간히 떨어지기도한다. 하지만 바로 1부리그로 승격하는 저력있는 팀이다.

 프랑스 디종을 떠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새출발하는 권창훈. [프라이부르크 인스타그램]

프랑스 디종을 떠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새출발하는 권창훈. [프라이부르크 인스타그램]

프라이부르크의 기본 포메이션은 4-4-2다. 3-5-2와 3-4-3 포메이션도 병행한다. 독일 스카우트에 따르면 권창훈은 사이드 혹은 투톱 바로 밑에서 뛸 전망이다. 지난 19일 프라이부르크에 입단한 한국인 정우영(20)의 경우 측면 뿐만 아니라 가운데서 뛸 수도 있다. 센터포워드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수도 있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남서쪽에 위치해있다. TV 알쓸신잡에 나온적이 있는 친환경 도시라서 축구장 건설을 두고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 1954년 건립한 슈바르츠발트 스타디온을 계속 쓰고 있다. 다음시즌까지만 이 경기장을 사용하고, 그 다음시즌에는 새경기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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