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부터 남·북한 비밀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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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5공화국 시절부터 북한측과 비밀교섭을 해왔으며 특히 7·7선언 이후로는 박철언 정무 제1장관을 창구로 북한측의 허담 조국평화통일위원장, 한시해 외교부부부장 등과 핫라인을 통하거나 제3국 또는 판문점에서 비밀 막후접촉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대통령 정책담당보좌관직에 있으면서 주로 한시해와 접촉했으며 때로 허담과도 핫라인을 통해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특히 지난 1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방북을 주선키 위해 허담 등과 자주 비밀접촉을 가져 이를 성사시켰으나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이후 정부 내에 일기 시작한 남북 막후접촉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당국자들은 지난3월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 등이 구성되면서 남북접촉이 막후교섭 차원에서 벗어나 공개화 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박 장관의 6월 방북설은 근거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 1월24일 싱가포르에서 한시해와 비밀리에 만나 우리측의 체제연합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한은 이에 대해 논의시기가 빠르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또 2월말 판문점에서 만났으며 한은 싱가포르에서 제시했던 통일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으로 전해 졌다.
박 장관은 또 지난 3월 말 문 목사 입북사건 때 핫라인을 통해 북한에 항의의 뜻을 전하고 문 목사의 판문점 통과 불허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6공 출범 이전 85년 안기부 특보시절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과 함께 평양에 가 북한의 허담·한시해와 접촉한 일이 있으며 북한의 허담도 85년9월 서울을 방문했었으나 당국은 이와 같은 사실들을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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