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폭발한 이인영 “새로운 협상 꿈도 꾸지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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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란 착각은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
25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한 말이다. 전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이 2시간 만에 번복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재협상 가능성도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다시 새로운 오늘이 시작됐지만,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다”라며 “민주당은 합의 정신을 부정하는 어떤 정략과 술수에도 타협할 수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3당 원내대표의 합의 그대로 본 회의를 비롯해 그 이상의 상상력을 통해 국회 의사일정을 착실하게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의 길,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 가짜 태극기 세력과 소수 강경파의 극우 맹동주의에 발을 묶고 합리적 보수로 나올 일말의 가능성마저 걷어찼다”고 했다. 또 “황교안 가이드라인을 더는 해법으로 주장하지 말길 바란다”며 황 대표를 향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개최 관련 여야3당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개최 관련 여야3당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앞서 지난 24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일정에 합의하고 서명까지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에서 추인을 거부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무효를 선언했다. 이후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나 북한 목선 사건, 인천 수돗물 사태를 다루는 일부 상임위만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우선 3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대로 일정을 밀어붙이겠단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는 추경안 처리를 위해선 국회 예결위원회가 구성돼야 하는데 예결위 위원들의 임기가 이미 지난달 29일 끝났기 때문이다. 상임위 개최 권한이 있는 상임위원장도 예결위의 경우 한국당 몫으로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다른 내용으로 협상하자는 것은 너무하다. 추가 협상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추경과 관련해선 “가장 어려운 문제다. 어떻게 해결할까 원내에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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