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던져도 "…" 외교부 불려온 일본 오시마 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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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左)이 10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 결의안 상정건과 관련해 토의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떻게 지내셨나요."

"…."

10일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주한 일본 대사는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의 영어 인사에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어 잇따른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이 차관이 "대사가 오니 취재진의 관심이 이렇게 쏟아진다"고 농담을 던져도 굳은 얼굴로 말없이 앉아있었다. 이 차관과 오시마 대사의 면담은 이렇게 어색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이어 40여 분간의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차관의 방에서 나와 청사를 떠나는 오시마 대사의 표정은 더욱 딱딱했다. 면담 방침은 이날 오전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결정됐다. 외교부는 언론에 오후 4시35분쯤 "오후 5시에 오시마 대사가 온다"고 알렸다.

오시마 대사는 예정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45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취재진은 "오시마 대사가 면담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외교부 청사와 일본 대사관의 거리는 1㎞도 채 되지 않는 데다 외교적 접촉에서 시간을 어긴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는 오후 5시부터 기다리겠으니 되도록 빨리 와달라고 요구했고 일본 대사관 측은 내부 협의 때문에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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