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몽·연개소문, 증시서도 격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주몽'(MBC)이 계속 앞지를 것인가, '연개소문'(SBS)이 치고 나올 것인가.

시청률 경쟁 얘기가 아니다. 고구려를 소재로 다룬 두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주몽)와 디에스피(연개소문)가 증시에서도 치열한 주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단 기선을 제압한 건 '주몽'의 초록뱀미디어. 5월 15일 첫 방영일 이후 시청률이 이달 4일 37.6%까지 치솟으면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시청률 30%를 돌파한 지난달 26일 이후 오름세를 타더니 최근엔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10일 종가는 1015원.

'주몽'보다 한발 늦었지만 '연개소문'도 만만찮은 기세다. 8일 첫 방영후 시청률 20%를 넘기면서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7.62% 급등했다. 종가는 5370원.

전문가들은 "수익과 상관없이 콘텐트의 흥행에 민감한 엔터테인먼트 주가 속성상 당분간 시청률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몽'은 시청률에 따라 편당 제작비를 더 받기로 계약함에 따라 당분간 이 회사 주가와 시청률은 더욱 밀접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드라마는 제작비 100억원을 넘나드는 대작. 주몽 제작비는 123억6000만원, 지난해 초록뱀미디어 매출액(45억8500만원)의 세 배 가까이 된다. 디에스피의 연개소문 역시 84억4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였다. 이 회사 전년도 매출(93억8100만원)과 맞먹는 규모다. 두 드라마 제작사는 해외 판권 50%를 확보해 드라마 성공이 곧 추가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증시에서 두 종목의 성적을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그동안 해외판권 등 부가수입 대부분을 방송사가 가져가는 구조 때문에 드라마제작사 수익모델이 불안정했던 게 사실"이라며 "단순한 기대감만이 아니라 수익모델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된다면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투자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