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대화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가 하루아침에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대화를 통해 서로 간의 신뢰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톡홀름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 주제로 연설을 마친 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구 하원의사당) 연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남북 간 신뢰 구축을 위해 어떤 조치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울레 토렐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인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를 주제로 연설에 나서 ▶남북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의 신뢰 등 3가지 신뢰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언제든지 대화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며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호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대화가 교착상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계속해서 표명하고 있고, 또 대화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북·미간 남·북 간에 물밑 대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얀 엘리아슨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운영이사회 의장의 "한국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 및 군축을 위해 미래에 어떤 조처를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그것이 실현된다면 그 자체로서 핵 군축이 이뤄지는 것이고 국제사회에 핵확산을 방지하는 굳건한 토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이어서 재래식 무력에 대한 군축도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스톡홀름평화연구소는 지난 1월 남·북·미 3국 실무 협상에 참여하는 정부 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서로 대화할 기회를 마련해줬다”며 “ 남북 간에 평화를 위해 오랫동안 스웨덴이 보여준 노력에 대해서 한국 국민은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는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과 스웨덴 의회 의원 및 정부인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스톡홀름=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