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다시 닫는다…소비심리 한 달 만에 뒷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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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소비심리가 한 달 만에 다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3.7포인트 하락한 97.9를 기록했다. 지난달(101.6) 반짝 좋아졌던 소비심리가 다시 기준치(100) 밑으로 뒷걸음질했다.

마이너스 성장률, 무역분쟁 영향 #반등했던 지수 5월엔 3.7P 하락 #주택가격전망은 두달째 오름세

이 지수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과거(200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낙관적인 견해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00 밑으로 내려간 뒤 지난 3월까지 6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지난달에는 다시 100을 웃돌며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소비자 심리지수 추이

소비자 심리지수 추이

하지만 소비심리가 풀리는 듯한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0.3%)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상황이 나빠지면서 소비심리가 다시 움츠러들었다.

한은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와 경기지표 부진,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했다”며 “환율 오름세(원화가치 내림세)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가계 형편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1로 전달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생활형편전망 CSI(92)도 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 CSI(97)는 2포인트, 소비지출전망 CSI(109)는 1포인트 내려갔다.

비관적인 경기 전망에는 먹구름이 더 짙어졌다. 현재경기판단 CSI(69)는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 수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다. 6개월 뒤 경기 전망을 담은 향후경기전망 CSI(75)는 6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지난해 9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감은 반등하는 기미가 보인다. 주택가격전망 CSI(93)는 전달보다 6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전망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물가수준전망 CSI(145)는 전달보다 3포인트 올랐다.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담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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