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열정·참여, 한국 유일한 희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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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호 20면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이재열 지음
21세기북스

저자인 이재열 서울대 교수는 고등학생일 때 찰스 라이트 밀스(1916~1962)의 『사회학적 상상력』(1959)을 접했다. 하버드대 박사과정을 포함해 40여년간 ‘사회과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사회학을 공부했다. 그 결과 탄생한 이 책은 ‘불신·불만·불안’으로 가득한 한국을 바라보는 데 필요한 틀과 개념을 제공한다.

저자가 동원한 개념 중에는 예컨대 ‘이스털린의 역설’이 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이 아무리 증가해도 행복은 더는 증가하지 않는다”는 역설이다. 데릭 복 전 하버드대 총장의 저서 『행복의 정치학』에 나오는 ‘영적 건강’도 흥미롭다. ‘영적 건강’의 핵심은 ‘사후에 후세가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정치권도 이렇게 비판한다. “본래 서(庶)는 특권층이나 귀족과 대비되는 일반인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첩에게 난 자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들은 모두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소리 높여 외친다. 모든 국민을 중산층으로 만들겠다고 해야지 왜 서민 운운하는 비하적인 표현을 쓰는 것일까.”

저자는 ‘N포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부패한 보수와 수구적 진보가 독점한 정치판을 뒤엎고 경륜 있는 청렴 보수와 이상적인 유능 진보 간 경쟁의 판을 만들어낼 힘은 탈물질주의 가치와 이상주의로 충만한 그대들의 열정과 참여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저자는 ‘경쟁에서 공존으로, 성장에서 가치’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 한마디로 정의·평등·연대감·개인역량을 가치로 삼는 ‘품격 사회’다.

‘품격사회는 원인인가 결과인가’에 대한 김 교수의 답은 이렇다. “선진국들은 경제성장을 했기 때문에 사회의 품격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소득수준이었을 때 이미 일정한 사회의 품격을 갖추었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었고,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었다.”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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