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납치 영국서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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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에서 사람 납치가 아닌 개 납치가 성행하고 있다고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5일 보도했다. 남의 애완동물을 몰래 끌어간 뒤 주인이 '찾아주면 후사한다'는 전단을 동네에 붙이면 제꺽 연락해 사례금을 타내는 수법이다.

지난달 자신의 정원에서 퍼그 종 애완견 한 마리를 잃어버린 빅토리아 크로슬리(59)는 동네를 샅샅이 뒤져도 개를 찾을 수 없자 결국 현상금 1000파운드(약 174만원)를 걸고 전단을 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말 시장에서 개 한 마리를 샀는데 아무래도 당신의 개 같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크로슬리는 "너무 기뻐서 돈을 건네고 개를 찾아오긴 했지만 이 남자는 분명 개 도둑과 한패로 보였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하루 평균 520마리의 개.고양이가 실종된다. 신문은 이 중 최소한 수십 마리는 납치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도그 로스트'도 자체 조사 중인 1300여 건의 애완동물 실종사건 가운데 80%가 이러한 납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이먼 워스폴드 실종동물사무소장은 "애완동물 도둑질이 쉽게 돈 버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연간 수백 건이던 것이 이젠 매주 수백 건에 달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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