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업 좀 … 청소기 로봇들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삼성전자가 4일 출시한 ‘하우젠 로봇청소기’.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로봇 청소기를 선보이면서 로봇 대중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주행 거리와 각도를 계산해 효과적인 청소를 해 주는 인공지능형 '하우젠 로봇 청소기' 두 가지 모델을 4일 출시했다. 청소 속도는 1초 당 40㎝로 다른 제품의 두 배에 가깝다. 배터리 잔량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충전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 번 충전하면 한 시간쯤 작동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25평 정도를 청소하는 데 45분 가량 걸려 40평대 아파트의 경우 화장실 등을 제외하면 한번 충전으로 집안 전체를 청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형 제품은 외부에서 전화로 작동시키고 자외선 살균기능이 있다.

우리나라 로봇 청소기 시장은 세계적으로 150만 대 이상 팔린 미 아이로봇의 '룸바' 제품이 절반 이상을 장악해 왔다. 40만원 대의 중가 제품이면서 자동 충전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힘이 강해 장애물에 잘 걸리지 않지만 벽이나 가구 등에 잘 부딪치는 단점이 있다. 국내 로봇 전문업체인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는 30만원 대의 가격에도 우수한 인공지능과 7개의 적외선 센서를 활용한 충돌방지 기능으로 인기를 끌어 시장의 30%를 점한다.

지난해 '로보킹'을 출시해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3월 구석 청소와 장애물 센서를 개선한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놔 점유율을 10% 대로 끌어올렸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가 내놓은 '트릴로바이트 2.0'은 9개의 초음파 센서와 자동 충전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값이 200만원을 넘는 게 부담이다.

LG전자의 박세원 과장은 "물건을 고를 때 흡입력과 배터리 수명을 잘 살피고 안에 먼지가 가득 찼을 때 쏟아지지 않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로 경쟁은 심해지겠지만 시장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시장조사회사 Gfk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지난해 3만 대에서 올해 5만 대, 2008년에 11만 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빠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내년도 시장이 15만~20만대가 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자세다. 이 회사의 권혁국 상무는 "20, 30 대 독신남녀와 맞벌이 주부가 주 고객이지만 주부들이 자녀 교육과 자기계발로 갈수록 시간에 쫓기는 추세를 감안하면 2010년엔 청소기 시장의 70~80%를 로봇청소기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우 기자

*** 바로잡습니다

7월 5일자 E4면의 '청소기 로봇들의 전쟁'기사 가운데 'GfK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2008년에 11만 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는 내용에 대해 GfK에서 "이런 예측을 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확인 결과 이 수치는 LG전자가 관련 업계, GfK와 정보통신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자체 예측한 것이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