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구 학생들 중국 민주화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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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평양 로이터·연합=본사특약】평양 세계 청년 학생 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소련과 동구권 학생들은 북한 당국의 위협과 괴롭힘을 무시하면서 중국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캠페인에 합류했다.
소련 및 동구권의 젊은 대표들은 공산주의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중국과 북한이 이제 더 이상 그들 사회주의 형제국들의 맹목적인 지지에 의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서구 국가들의 대표들은 한 결의문에서 『중국의 형제·자매들에게 가해진 폭력에 경악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표인 「올라·욘손」은 헝가리·폴란드·유고슬라비아뿐만 아니라 소련 공화국인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의 대표들까지 포함, 1천여명의 대표들이 이 결의문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소련 및 동구권 대표들은 중국 학생들에 대한 공공연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주최국인 북한에 충격을 주었다.
이날 인권 문제 토론회에는 약 5백명의 각국 대표가 참석, 연설한 다음 록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은 폐쇄 사회인 북한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칸디나비아 대표 본부에서 있은 한 집회에 참석하려던 10여개 학생 그룹들은 북한 관리들에 의해 참석을 방해받았다.
스웨덴의 「욘손」 대표는 『버스가 고장나고 운전 기사는 취했으며 일부 운전사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동구권 대표들은 그들의 공식 안내원들로부터 이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으며 캐나다 대표들은 집회 장소로 향하는 그들의 버스 앞에 가로놓인 자동차를 치우지 않으면 안되었다.
일단의 서방 기자들은 『길을 잃었다』고 말하는 「안내원」 인솔하에 정처 없이 헤매기도 했다.
미 오리건주 대표 「리처드·리드」씨는 2시간 헤맨 뒤 호텔로 돌아와 『이것이 바로 평양의 술책』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1주일간의 축전기간 중 마지막날인 8일 그들의 결의문을 평양의 중국 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나 가두 시위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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