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수 '노동당 입당' 시인… '탈당'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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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철학자 송두율(59.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지난 73년 북한 노동당에 가입, 활동해온 것으로 국가정보원 조사결과 밝혀졌다.

사법당국 관계자는 29일 "(노동당 가입 여부보다는) 송교수의 노동당 탈당 여부가 쟁점"이라며 "송교수가 실제 탈당했는지, 했다면 언제 했는지, 실질적인 활동을 언제까지 어떻게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교수는 국정원 조사에서 노동당 가입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최근 10여년동안 노동당과의 관계가 느슨해지고 활동도 소극적으로 되면서 사실상 노동당을 탈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교수는 이에 따라 90년대 중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한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고 김형태 변호사는 전했다.

송교수는 지난 72년 유신체제 출범후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시작되자 73년 독일에서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결성하고 한국사회에 대한 절망감으로 노동당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교수가 입당 과정에서 북한을 방문, 인공기 밑에서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충성 서약, 보증인 참관 등 노동당 특유의 가입 절차를 밟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한편 송교수를 직접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교수가 전향서 내지 준법서약서에 준하는 자필 문건을 공식적으로 제출할 경우 공소보류, 기소유예 등 관용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검찰이 송교수와 같은 공안사범에게) 전향할 기회를 주고, 그것을 사법처리에 반영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며 이 같은 방침이 세워졌음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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