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여성 후보 모두 낙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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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한 지난달 29일 쿠웨이트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해 온 야권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지난해 여성 참정권 부여에 따라 이번 선거에 32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남성보다 여성 유권자 수가 3분의 1 정도 많았던 이번 선거에서 여성 후보는 1000표 이상 얻은 사람이 두 명에 그쳤을 정도로 낮은 득표력을 보였다.

여성 후보 가운데 당선권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됐던 저명 여성운동가 롤라 다슈티는 "남성 우월 전통의 벽은 높았지만 여성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나선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총투표율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쿠웨이트 국영방송은 70%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 개혁세력은 대승을 거두었다. 이집트 관영 쿠나통신은 30일 "선출 의석 50석 중 개혁세력이 36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이슬람주의자 계열이 21석을 얻는 등 야권은 2003년 총선 때보다 7석을 더 얻었다. 정부 각료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15석을 감안해도 개혁세력은 과반 기준인 33석보다 3석을 더 확보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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