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대학 학생들 떨게 한 '에이즈 괴담'의 진실…"궁금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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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에이즈 보균자가 입소하려 하니 기숙사 학생들은 조심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파문을 낳았다.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충북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에이즈 보균자가 입소하려 하니 기숙사 학생들은 조심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파문을 낳았다.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충북의 한 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에이즈 괴담'은 거짓 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명났다. 이 지역 A대학 재학생 B씨가 에이즈 환자로 가장해 대학 기숙사 입소가 가능한지 묻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파장을 낳았다. 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A대학은 해당 글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으나 B씨가 학교 측에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은 우선 일단락됐다.

문제의 글은 지난달 28일 오후 4시 38분 충북도내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에이즈에 걸렸는데 기숙사 입소가 가능한가"를 묻는 취지의 글이었다. 해당 글에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자 작성자는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댓글을 단 뒤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해당 글은 다른 사람을 통해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지며 파문을 낳았다. B씨의 글을 본 또다른 학생은 "A대학 기숙사 여학생 분들 조심하시길 바란다. 오후 4시쯤 에이즈 보균자가 기숙사에 입사한다는 글을 봤다. 그 학생은 병의 유무를 외부에 알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같은 학교 학생이 될 여학생들이 걱정돼 글을 쓴다"라며 항의를 독촉하는 글을 올려 '에이즈 괴담'이 퍼지는 등 파문을 낳았다.

실제 A대학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대학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글 탓에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현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B씨는 "궁금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본 것인데 문제가 너무 커진 것 같다"며 학교 측에 관련 사실을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기숙사 입소 학생들에게 사실관계를 담은 문자를 발송하고 기숙사 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을 게시할 것"이라며 "수사 의뢰까지 한 만큼 추후 협의를 거쳐 사건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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