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천억 지역전략산업 예산낭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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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08년까지 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지역전략진흥사업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국책연구소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지역전략산업,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의 사업이 종료된 후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추진중인 지역전략진흥사업은 부산.대구.경남.광주 등 4대 지역 2단계사업(2004 ̄2008년), 4대 지역이외의 9개시도 진흥사업(2002 ̄2007년), 지역혁신산업기반구축사업(2005 ̄2007년) 등으로, 2008년까지 총 1조807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KDI는 지역전략사업과 관련 △ 전략의 불충분 △ 각종 중앙정부 사업의 중복 및 복잡 다기화 △ 지역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 부족 △ 자율과 책임 확보장치 미흡 등 크게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역별 전략산업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계획이 바뀌면서 수시로 변경돼 전략산업 선정의 일관성과 타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전략진흥사업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사업들이 중복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추진주체들간 상호협력 및 연계노력도 미흡하다고 KDI는 말했다. 현재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교육부, 중소기업청 등에서 유사한 목적을 갖고 추진되고 있는 지역전략사업은 17개에 달하고 있다.

KDI는 현재와 같이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이지 않는다면 지역전략진흥사업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설 및 장비구축이 완료되면 지방정부가 지역전략산업 진흥과 관련한 대부분의 책임을 맡아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지방정부가 별다른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건물 및 장비의 실질 가치가 빠른 시간안에 소멸하고 기존의 투자는 사장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

KDI는 따라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 외에 추가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사업이 종료된 후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DI 고영선 재정성과평가실장은 "기존의 사업을 종료한 후에 몇 년의 시간에 걸쳐 성과를 평가해보고 여러가지 문제점이 해결되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 추가적인 투자사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BT산업에서는 12개 지자체가, 전자.정보통신 산업에서는 10개 지자체가 각각 전략산업으로 선정하는 등 지역별 특화분야도 뚜렷하지 않다"며 "전략산업 선정의 적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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