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이셋맞벌이] 맞벌이 오래 하려면 둘은 낳으라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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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맞벌이 오래 하려면 둘은 낳아라."

첫 아이를 낳았을 무렵, 팀장님은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

"혼자 있으면 엄마가 퇴근해서도 아이와 놀아줘야 하지만, 둘이면 자기들끼리 노니까 쉴 수가 있더라고. 퇴근이 늦어져도 '둘이 있으니까' 싶어서 마음도 더 편하고. 하나만 키우다 보면 평생 아이에게 끌려 다녀야 해 일을 그만두기가 더 쉽지."

당시 "네, 명심할게요"라고 대답은 했지만, 하나를 더 낳는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나 더 낳으면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았다. 첫 아이 때라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만만하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하지만 둘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일을 저질러 버리기로 하고 연년생으로 둘째를 낳았다. 다행히도 걱정과는 달리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서도 두 아이를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둘째를 낳고, 셋째를 낳고서는 더더욱 '진짜 아이가 많으면 좋은 것일까' 고민되긴 마찬가지였다. 하나를 키울 때보다 더 힘든 건 사실이어서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싶을 때도 많았다.

헌데, 요즘 들어 팀장님 말의 진실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오늘도 형들보다 일찍 놀이방에서 온 막내는 야근을 하고 아침에야 들어온 나를 붙잡고 놀아달라며 칭얼거렸다. 하지만 오후에 형들이 돌아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형들만 졸졸 따라다니며 노는 것이 아닌가. 두 아이들이 온 이후에야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게다가 저녁 먹기 싫다며 떼쓰던 둘째도 형이 밥 먹고 놀이터에 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자기도 밥을 먹겠다며 달려들어 수월하게 밥을 먹였다. 놀이터에 가서는 셋이서(심지어 막내는 기어다니면서) 축구를 한다. "형아 받아" "형아가 공 넣을게"하며 자기들끼리 친구처럼 노는 아이들,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 셋 키우는 노하우

① 큰아이만 제대로 가르쳐라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이다. 동생은 항상 형이나 누나를 따라하는 '따라쟁이'인지라 뭐든지 형이 하는 대로 하게 마련이다. 실제로 친정 언니도 큰아이에게만 '샤워 후 욕실 정돈하기' 등을 가르쳤는데, 언제부터인지 작은 아이가 욕실 정돈하는 걸 잊지 않더란다. 이러하니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② 한 아이와 단둘이 외출하기

몇 년 전에 인터뷰를 하면서 '이건 정말 좋다'싶어 항상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다. 아이가 많다 보면 서로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게 마련. 이렇게 돌아가면서 둘만의 외출을 하면 속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그날 있었던 일은 둘만의 비밀이 되기도 해 '엄마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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