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살해범은 중3 남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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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논현동 학동국교 여학생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강남경찰서는 26일 이학교 졸업생 서모군(l5·D중3년·서울 대치동) 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피묻은 운동복과 운동화 등을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 강간 치상 및 살인·강간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군은 24일 오후5시30분쯤 학동국교 운동장에서 줄넘기를 하고있던 3학년 오모양(8) 과 신모양(9)등 2명에게 『6학년3반 교실이 어디냐』며 접근, 화장실로 유인한 뒤 강제로 오양의 옷을 기고 추행하려다 겁에 질린 오양이 울며 소리지르자 가지고 간 송곳칼로 오양의 가슴·배 등 8군데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서군은 이어 옆에 있던 신모양도 폭행하려다 때마침 화장실 앞읕 지나던 김용선교사(53) 가 인기척을 느끼고 문을 열자 그대로 달아났었다.
형제중 막내인 서군은 아버지가 제약회사 상무로 집안이 비교적 부유한 편이며 3월초에도 서울 대치동 D국교 온실에서 이 학교 4학년 여학생을 추행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6차례 같은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군은 87년 학동국교를 졸업했으나 성적이 나빠 부모가 체육특기생으로 고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볼링을 시켜왔으며 볼링공 구멍을 내는 지공칼을 범행에 사용했다.
서군은 경찰에서 『대학교 1학년인 형은 공부를 잘 해 부모가 형만 좋아했다』며 『집에 가면 1주일에 3∼4번은 엄마가 집에 없어 TV만 봐야했다』고 말했다.
서군은 또 범행당시 오양이 고함을 질러 잡힐 것 같아 엉겁결에 찔렀다며 호기심을 참지 못해 범행해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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