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조는 '안개 낀 16강'… 끝까지 올인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마치 2002년으로 돌아온 듯하다. 한국의 조별 예선 상황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 예선과 너무 흡사하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이겼고, 두 번째 경기 미국전에서 비겼다. 1승1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절박한 상황에서 한국은 포르투갈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조 1위로 16강행을 확정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2경기씩을 마친 19일 현재 1승1무로 승점 4점을 기록하고 있다. 2002년에 미국이 한국과 함께 승점 4점으로 공동선두였던 것처럼 이번에는 스위스가 1승1무로 한국과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한국이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기면 무조건 16강에 나간다. 그러나 스위스에 비기거나 질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 한국이 스위스에 이길 경우

한국이 남은 스위스전에서 승리하면 계산은 간단하다. 2002년 월드컵 당시 D조 예선 최종전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올랐듯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2승1무(승점 7점), G조 1위로 16강행이 확정된다. 16강전에서도 한국은 전력이 약한 H조 2위와 만나게 된다. 충분히 8강을 넘볼 수 있는 대진이 기다리게 된다.

◆ 한국이 스위스와 비길 경우

한국과 스위스는 나란히 승점 5점이 된다. 예상대로 프랑스가 토고를 꺾으면 프랑스도 승점 5점이 된다. 3패의 토고만 탈락이 확정되고 나머지 3팀 모두 1승2무, 승점 5점의 동률이다. 이 중 상위 2팀이 티켓을 딴다. 승점이 같을 때는 골득실차로 조 순위를 가리는데 한국은 일단 스위스에는 뒤진다. 한국이 토고를 1점차(2-1승)로 이겼으나 스위스가 토고를 2점차(2-0)로 이겼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토고에 2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한국은 탈락한다. 프랑스가 1점차로 이기면 다득점을 따져야 한다. 프랑스가 지거나 비길 경우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간다.

◆ 한국이 스위스에 질 경우

한국은 16강 진출이 쉽지 않다. 스위스가 1위, 프랑스가 2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스위스에 지면 승점 4점에 머물고 스위스는 승점 7점이 된다. 전력상 프랑스가 토고를 이길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프랑스는 승점 5점이 된다. 한국이 승점 1점차로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변이 일어나기를 기대해야 한다. 이변이란 토고가 프랑스를 잡거나 비기는 것. 그럴 경우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간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토고보다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이기려는 의지가 강해 보이지 않는다. 지네딘 지단도 출전하지 못한다. 토고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