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들보감」이 쏟아져 나왔다|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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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시즌 고교야구의 판도를 예고하는 대통령배대회는 비록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준우승 및 4강고지에 성큼 뛰어오른 신예 경주고와 장충고의 돌풍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와함께 지난해 우승팀 광주상고와 준우승팀 대구상고의 초반 탈락은 고교야구 판도변화를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예비주역들이 대거 등장, 어느때보다 착실한 기본기에 입각한 플레이를 펼쳐 야구 앞날을 밝게 했다.
영남세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4강에 오른팀(부산·경주·경남·장충고) 들은 지난해에 비해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내·외야 수비가 특히 돋보였다.
한편 투수력은 평균적으로 향상됐으나 뛰어난 투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지적.
그런 가운데 부산고 강상수 동산고 위재영 마산고 강영수 성남고 김도완 덕수상고 최규대 강릉고 홍학석 장충고 김봉기 등은 1m80cm가 넘는 좋은 체격을 갖춰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주전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감이라는 것이 증평이다.
이번 대회에서 9타수 7안타로 타격상을 수상한 장충고 김정훈을 바릇, 17타수9안타로 최다 안타상에 빛나는 부산고 강상수와 최다홈런(5개)의 장충고 김덕섭, 최다타점상(9타점)의 경주고 천우광, 타격3위인 경주고 박인구 등은 가공할 장타력과 뛰어난 야구센스를 갖춰 국내야구의 대들보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부산고 조두복(조두복·38)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하면서 『두둑한 배짱을 가지라』고 주문한 것이 적중했다고.
48년 창단이후 62년 청룡기대회 우승을 필두로 고교야구를 누벼온 명문부산고지만 조감독으로서는 81년10월 사령탑을 맡은 이후 두번째 대통령배 우승이어서 매우 감격.
최고권위의 대통령배 탈환을 위해 부산고는 고교로는 처음 지난겨울 대만전지훈련을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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