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덕에 살 안 찐다고?" 뚱뚱한 중국인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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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국인은 녹차를 늘 마시기 때문에 지방을 씻어내 비만인이 적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사회에는 이런 통념이 무색해질 정도로 비만인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유명 시사지인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周刊) 최신호는 "경제 발전의 영향으로 동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비만인이 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잡지는 과거 영양실조로 바짝 마른 몸매를 일컫던 '콩나물(豆芽菜)'형 인간은 점차 없어지고 그 자리를 지나친 체중으로 행동이 불편해진 비만인이 대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교육부가 7세에서 18세까지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1985년의 경우 비만율이 남자는 0.2%, 여자는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91년도 조사에서 비만 아동.청소년이 늘기 시작했으며 특히 경제 발전을 이룬 동부 대도시 지역의 경우 2000년을 전후해 어린이.청소년의 비만율이 크게 증가했다. 베이징(北京)의 경우 초등학생의 비만율이 12.9%까지 뛰어올랐다.

잡지는 "베이징 초등학생이 보여준 비만율은 이미 중등 발전국가(중진국) 수준에 도달한 수치"라며 "더 심각한 문제는 비만율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2000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중국 어린이.청소년의 비만율은 매년 12~15%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 대도시의 아동 비만율이 특히 높으며, 북방이 남방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잡지는 일부 지역에서 이렇게 비만 아동이 늘고 있는 중에도 경제성장이 저조한 지역에선 아동 영양실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전 세계 개도국의 일반적 현상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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