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구글 지도 탓에 수사 실패”…실종자는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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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캡처]

[구글 지도 캡처]

호주에서 4년 전 발생한 실종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이 구글 지도에 의존하다가 실종자 수색에 실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구글 지도에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관 존 록 부장은 사건 발생 4년 만인 지난 2018년 11월 해당 사건 관련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록 부장은 보고서에서 "수사 당시 사용했던 구글 지도에 오류가 있어서 실종자 발견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색이 절반만 이뤄졌었다는 사실에 매우 유감이며, 구글 지도에 의존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지난 201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럴 사이먼(당시 46세)은 지인의 집인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 서쪽 80km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자취를 감췄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실종 장소를 비롯해 사이먼이 소유한 땅 호주 퀸즐랜드 주의 레이들리 크릭 웨스트 인근을 수색했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이먼의 시신은 지난 2016년 5월 땅을 개간한 뒤 일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사이먼 시체가 발견된 곳은 경찰이 수색한 적 있는 사이먼 소유의 땅이었다.

추가 수사결과 2014년 당시 경찰이 수색에 사용했던 구글 지도에 오류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록 부장은 "당시 구글 지도가 토지 사이 경계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라며 "결국 사이먼 소유의 땅이 있던 레이들리 크릭 웨스트를 절반 밖에 살펴보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사이먼의 시체를 찾는 것이 늦어져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줬다"며 "사이먼의 시체가 더 빨리 발견됐다면, 타살 가능성 등 해당 사건 관련 온갖 추측에 대한 사실도 밝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록 부장은 보고서에서 구글 지도는 경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실종자 수색을 위해 고성능 GPS와 맵핑 데이터, 자원봉사자들과의 원활한 교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호주 경찰은 수사 내용을 종합해 결국 사이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법원은 사이먼의 공식적 사망 원인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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