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당뇨·비만치료 약품은 동물 실험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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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부에서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10년간 1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지요. 2000년부터 사업단이 가동됐으니까 6년이 넘었지요. 이 사업단의 역사가 곧 우리나라가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자생식물 연구를 시작한 역사인 셈이지요. 그만큼 얼마 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벌써 자생식물에 대한 연구와 활용 기반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답니다.

사업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생식물에서 유용한 물질을 찾고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지요. 훌륭한 천연물 신약 하나만 개발하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줄 겁니다. 6년 동안 확보한 자생식물 시료만 2700여 종이나 되며 그중 생약 시료가 800종, 국외 식물 시료는 800종이나 됩니다. 이런 시료를 그냥 보관만 하고 있는 게 아니고 연구자들이 원하면 나눠줘요. 사업단은 또 483건의 특허를 출원하거나 등록했답니다. 이게 다 돈으로 돌아올 거예요. 그동안 32건의 기술도 산업체에 넘겨줬어요.

자생식물에서 노다지를 캐기 위해 씨름하는 벤처기업도 있어요.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팀의 실험실 벤처를 모태로 2000년 설립된 ㈜뉴로제넥스(대표 신동승)가 그 회사입니다.

신 사장은 자생식물에 천연물 신약 후보 물질이 널려 있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 그런 식물과 물질을 찾는 데 매달렸다고 해요. 자생식물 2000종의 성분을 질병에 걸린 세포에 먹여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 결과 비만과 당뇨.치매.천식.관절염.탈모 각각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을 20여 종 찾아냈답니다. 그중 당뇨와 비만 치료 물질에 대해서는 이미 동물 실험에 들어갔어요. 올 들어서 비만치료 후보 물질 10종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어요.

뉴로제넥스의 강점은 직원 24명 중 19명이 연구원이라는 겁니다. 연구 위주의 기업인 셈이지요. 기업은 기술력이 곧 돈입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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