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호랑이'아시아 첫 승전보",중국도 흥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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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이란.일본의 1대3 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토고전 승리를 높이 평가하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거둔 4강 성적은 홈경기의 이점 덕이라며 한국팀의 성과를 평가절하하곤 했었다. '안방 호랑이'라는 비아냥도 서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팀의 선전을 중국팀의 승리처럼 호감 있게 다룬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은 14일 "'태극 호랑이'의 승리는 독일 월드컵의 아시아 팀 첫 승전보"라며 "한국팀도 원정 경기에서 처음으로 승점을 올려 두 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언론에서 자주 쓰는 '태극전사'라는 애칭을 태극 호랑이로 바꿔 부를 만큼 강한 친근감을 나타낸 것. 소후는 이어 "같은 아시아의 일원으로 한국팀의 선전은 아시아인들을 크게 고무시킨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소후는 한국팀의 선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가장 많이 득점한 아시아 출신 선수가 됐다고 추켜세웠다.

경기를 생중계한 중국 중앙방송(CCTV)은 "한국이 아시아인의 자긍심을 살려줬다(韓國隊爲亞州人爭了口氣)"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도 "한국,아시아 첫 승점"이라는 제목으로 경기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연예스포츠지 신원오락채편(新元娛樂采編)은 "한국은 실력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임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선양만보(瀋陽晩報)는 월드컵 기간에 발행되는 특집면에서 한국의 토고전 승리 기사를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한국의 승리는 아시아의 영예"라는 제목으로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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