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3일 오후 브리핑에서 발표한 '청와대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 박용호 전 센터장은 3번 목록에 등장한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2/24/7c929a0e-230c-434b-ba26-72b57b36567b.jpg)
자유한국당이 23일 오후 브리핑에서 발표한 '청와대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 박용호 전 센터장은 3번 목록에 등장한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청와대의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목록’에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박용호 비리 첩보’(7월 24일 대검찰청 이첩)가 있다. 한국당 진상조사단은 23일 “청와대 특감반이 민간인 신분인 박 전 센터장을 사찰했다. 이 사실은 민정수석실 윗선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친다'는 주변 경고에도 재공모 접수 #대검 이첩시기, 센터장 임기종료 겹쳐
당사자인 박 전 센터장은 이날 본지에 “사찰 때문에 일자리까지 잃었다. 피해가 막심하지만, 다른 지역 센터장을 지낸 일부는 ‘희생양이니 받아들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센터장 때 도왔던 20대 창업자 중 일부가 관련 소식을 접하고선 ‘이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며 위로하는 문자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전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사찰받는다는 느낌이 있었나
- 임기가 지난해 7월 31일까지였다. 센터장에 재공모하려 했는데 주변에 ‘당신은 전 정부 사람이니 안 뽑을 거다. 다친다’고 경고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민간인 출신인데 설마 그럴 일 있겠나’ 싶어 재공모했다.
- 문건을 보면 그때(7월24일) 이첩된 것으로 나온다
- 8~9월 경이었던 것 같다. 중기벤처부 산하 창업진흥원 A 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검찰인지 감찰인지 어디선가 요구해 센터 관련 서류를 넘겼다. 괜찮으냐’고 묻더라.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걱정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공모에서 빠지라는 뉘앙스였다. 그때 '내 뒷조사를 하고 있구나' 느꼈다.
- ‘찍어내기’용 사찰이었다는 건가
- 센터장은 공모를 낸 뒤 이사회에서 서류·면접심사를 통해 뽑는다. 한 민간인 이사가 ‘당신이 최고 점수인데 정부 측 이사가 계속 반대한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뒤에 자세히 얘기하겠다’고 그러더라. 면접 일정을 계속 연기하더라.
- 첩보가 이첩된 게 심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 내가 심사하는 게 아니니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창업진흥원은 (검찰에) 자료를 넘겨준 당사자니 당연히 알았을 것이고, 상위기관인 중기벤처부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면 민간 심사위원들도 알지 않았겠나.
박 전 센터장은 “6개월 동안 직장도 못 구하고 허송세월했다. 지금은 고향인 파주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당 파주시장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소송 등 추가대응 여부에 대해 박 전 센터장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