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후보 매수설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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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해시 재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이관형 후보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12일 후보를 사퇴한 공화당의 이홍섭 후보가 민주당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후보를 사퇴한 것으로 밝혀져 큰 파문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측은 이씨와 민주당 측 매수 관여자들을 국회의원 선거법 제1백54조의 후보자 매수 규정에 따라 검찰에 고발키로 했으며 민정당 측은 민주당 자금 출처에 대한 사직 당국의 철저 조사, 민주당 후보 사퇴 및 민주당의 공개사과 등을 촉구하는 등 강경 대처하고 있어 이번 재선거는 이미 선관위가 행한 후보자 및 그 사무장 전원의 고발 조치와 함께 극도의 타락·불법상을 보임으로써 어느 측이 이기든 재 재선거 실시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공화당은 13일 동해시 재선거에 나선 이홍섭 후보의 사퇴는 민주당 측의 매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 이날 오전 열린 당기위에서 이씨를 제명하는 한편 이 후보와 민주당 측 관련자 전원을 형사 고발키로 했다.
최각규 선거대책 본부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씨가 갖고 있던 5천만원 어치의 자기앞 수표 41장과 자술서를 증거물로 제시하고,『공화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 무효 및 당선 무효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12일 낮 민주당 선거 대책본부인 동해시 부성장 여관에서 후보 사퇴성명을 발표한 후 이날 오후 5시쯤 동해시 선관위에 후보 사퇴서를 접수하려다 공화당 청년당원들에 의해 지구당사에 끌려가 민주당 측의 매수 자인서를 쓰고 5천만원 어치의 자기앞 수표 41장을 압수당 했던 이 후보는 13일 오전 공화당 중앙당사에 나타나『지난 11일 오전11시 동해시 자택에서 민주당 소속 장용화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씨는『민주당의 서석재 사무총장과 김일동 의원(삼척 출신)으로부터 선거가 끝난 17일 채무 1억원을 정리해 준다는 확약을 받고 민주당 후보를 지지키로 하고 후보 사퇴를 했다』 며『12일 서 총장이 김영삼 총재의 결심을 얻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이 후보와 민주당의 서·김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하고『조사결과에 따라서는 김영삼 총재 고발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해시 재선거는 13일로 선거 운동을 마치고 14일 투표에 들어간다.
투표는 14일 오전7시부터 오후6시까지 27개 투표구에서 진행되는데 오후 8시쯤부터 개표에 들어가면 15일 새벽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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