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남다른 느낌 차분히 정리해야|『물레』좋은 작품 쓸 수 있는 저력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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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응모된 시조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열심히 써 보낸 것들인데도 하나같이 여유를 두고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늘의 우리들이 그만큼 바쁘게들 움직이며 산다는 뜻일까. 읽을 맛을 주어야할 호흡들이 불규칙스러운가 하면, 말을 이어주는 토씨(조사)같은 경우도 함부로 붙여 혀를 끌끌 차도록 하기도 한다.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무엇 때문에, 왜, 국어 과목을 배우는 것인지 갈 생각해야 하겠다. 작품을 1회용 소모품 정도로 여기면서 써 보내지 말기를 극구 권하고자 한다. 그럴듯한 생각, 남다른 느낌을 성의 있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 때문에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우수』-이 경우가 바로 그 대표적인 보기이다. 좀더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정리했더라면 아닌게 아니라 그럴듯한 시조 호흡을 자아내게 되었으리라는 마음이 들어 그렇게 도우면서 낸다.
그럴듯한 생각을 일으킬 줄 아는 이 작자가 반드시 명심해야할 일은「국어공부를 다시 하라」는 부탁이다.
『물레』-이 작자 역시 같은 말뜻이라도「현재 진행형이어야 하느냐, 과거완료형이어야 하느냐 등 말의 묘미를 여유 있게 생각하면서 다스려라」고 싶다.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모교에서』-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잊혀지는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문득 되살아나는 것도 많다. 이 작품도 그렇게 돌이켜진 상념의 하나다.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이므로 일단 잘 짰다는 말만하고 싶다.
『새봄을 맞아』-무엇을 보고 느낄 줄 아는 생각의 소유자임을 엿볼 수 있으나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하겠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갈 쏜 남의 시조를 많이 읽어야할 일이다. 그렇게 한 다음 자신이 쓴 것과 비교해 보도록. <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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