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바라나 가치관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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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들어 정부 및 민간차원의 남북교류가 활발히 추진되면서 상당수의국민들은 북한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생각하게됐으나 이념 및 가치관에 혼란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국민들이 남북교류가 앞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민족통일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남북교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민간통계 연구기관인 한국응용통계 연구소(소장 김호일) 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20대 이상의 남녀 5백명씩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원 면접방식으로 실시한「남북교류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3%가 남북교류가 추진되기 시작한 이후 북한에 대한 생각이「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반응이다.
남북교류에 따른 기존 반공 이념변화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42.9%가「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고 5.6%가「과거에 비해 투철해졌다」고 답한 반면 51.5%는「반공이념 자체가 무의미해 졌다」(14.7%) 또는「과거에 비해 약해졌다」(36·8%)고 대답했다.
과거에 비해 반공의식이 약해졌다는 응답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45.3%로 가장 많았고 20대 40.2%, 30대 33%, 40대 37%, 50대 17.3%순으로 나타나 나이가 많을수록 반공 의식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남북교류 추진이후 북한에 대한 생각에 대해 58.6%가 「혼란스럽다」고 응답했고 이유는「확실한 원칙 없는 남북교류 추진과정」(35.1%),「갑작스런 급진전」(26·4%),「북한에 대한 갑작스런 인식변화」(24.4%)로 나타났다.
혼란의 주된 책임은 정부당국(42.9%)과 주요 정당 등 정치권(22.8%)에 있다고 보고있다.
한편 응답자중 76.1%는 정부의 북방정책 추진이 현정권 유지와「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특히 학생들은 83.8%가「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응답, 대다수가 북방정책을 정권유지 차원의 정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밖에 남북교류 중 관심이 가는 분야는 응답자 30.1%가 남북무역 등 경제교류를 들었고, 그밖에 금강산개발계획(23%) 청년학생 축전참가(16.1%) 남북 군사정치회담(13.3%)순이다.
또 남북교류는 민족통일에 기여하고(70.1%) 남북합작에 의한 금강산개발 계획을 찬성하며(81.4%) 5년 후 금강산 관광이 가능할 것(52.7%)이라는 등 남북교류 전망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소장은『대부분의 시민이 남북교류를 바라고 있으면서도 현재의 정부나 각계에서 벌이고 있는 교류사업이 무원칙하고 마치 무엇에 쫓기듯 허둥대는 모습에 회의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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