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뺀 예산안 합의 반대" 손학규 단식투쟁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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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 중앙포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 중앙포토]

당 내에선 "재고해야" 만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6일 예산안 합의에 반발하며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바른미래당 예산안 및 선거제 합의관련 긴급 의원총회에서 “선거제도와 예산안은 함께 가야 한다. 함께 갈 때까지 제가 단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예산안을 양당이 단독처리하겠다는 결정을 보고 정말 어이가 없다. 이는 민주주의의 부정, 의회주의의 부정”이라며 “양당이 예산안 처리를 한다고 했지만 이것은 예산안 처리가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의 거부”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국회의원 30명인 우리 바른미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합의에 대항해) 무엇을 할 수 있나. 우리가 단상을 점거하겠나, 마이크를 끄겠나”라며 “그 소식을 듣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제 나를 바칠 때가 됐구나' 했다. (선거제도와 예산안이 함께 가지) 않는다면 저는 의회 로텐더홀에서 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단식 의사를 밝히자 당 내에선 '만류'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단식투쟁은 재고해주셔야 한다. 극단적 선택은 출구전략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충정과 상황에 대한 대표님의 인식을 평가하고 존중하지만 대표의 행동은 당원 전체의 뜻을 모아서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욱 의원은 “예산 (논의)에서 더 투쟁해 남북교류 예산 삭감할 것은 삭감하고, 우리가 챙겨야할 예산을 챙겨야 하지 않았나(싶다). 그걸 하지 못했고 국회에서는 패싱당하고, 민생 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으로 국민 곁에 서지 못했다”며 “전술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이 어디서부터 잘못 얽혔는지 검토 논의를 한 후 이야기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단식투쟁은 재고해달라”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야3당이 추진한 선거제도 개편 등에 대해 합의 없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더 이상 예산안 처리를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서 (자유한국당과) 잠정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히고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양당이 선거 개혁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과 야3당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 참담하다”며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기득권 세력으로 여전히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 것이 기득권 양당의 본색”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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