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낚싯군’과 ‘낚시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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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한 낚시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끈 출연자가 부모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의혹의 당사자가 본인이 아닌 부모라는 점 때문에 ‘현대판 연좌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긍정적 성격의 소탈한 낚싯군 이미지가 거짓처럼 느껴져 배신감이 크다” “프로 낚싯꾼 못지않은 솜씨와 싹싹한 태도로 호감을 샀는데 안타깝다” “낚시꾼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대중적 사랑을 받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쉽다”는 등 비판적 의견부터 동정론까지 여러 의견이 올라 있다.

이처럼 취미로 낚시를 가지고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을 ‘낚싯군’ ‘낚싯꾼’ ‘낚시꾼’ 등과 같이 다르게 표기하기도 하는데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낚시꾼’이 바른 표현이다.

‘낚시꾼’은 고기잡이를 의미하는 ‘낚시’에 ‘-꾼’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이루어진 파생어다. 사이시옷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낚싯꾼’으로 적기 쉬우나 바른 말이 아니다.

사이시옷은 두 단어가 합해져 합성어가 될 때 붙인다. 두 단어가 합해진다고 해서 모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두 단어 중 하나가 반드시 고유어여야 하고, 원래에는 없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야 사이시옷을 붙일 수 있다. ‘아랫니’ ‘나뭇잎’ 등이 사이시옷을 넣는 경우다.

‘낚시꾼’은 두 단어가 합해진 합성어가 아니라 ‘낚시’에 접미사 ‘-꾼’이 붙은 파생어다. 따라서 사이시옷을 붙일 수 없다. 원래에 없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지도 않는다.

‘낚시꾼’을 ‘낚싯군’으로 잘못 적기도 하는데, 이는 예전에 ‘낚시꾼’을 ‘낚싯군’으로 적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꾼’ 또한  ‘나뭇군’으로 적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글 맞춤법’ 제54항에서는 ‘-군’과 ‘-꾼’이 혼동되는 말을 ‘-꾼’으로 적도록 했다. 그러므로 ‘낚시꾼’ ‘나무꾼’으로 써야 바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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