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B에 기밀판 서독컴퓨터 첩보원 미 천문학자가 집요한 추적 끝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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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보스턴AP·APP=일합】소련의 KGB(국가보안위원회)를 배후세력으로 하고 있는 컴퓨터첩보원들의 검거에 결정적 공헌을 한 것은 첩보활동과는 거리가 먼 한 미국인 천문학자의 우연한 발견과 오랜 기간에 걸친 그의 외로운 추적이었다.
현재 하버드대학의 스미소니언 천체 물리학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천문학자 「클리포드·스톨」(38)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86년 이 연구소 컴퓨터의 시간당 사용료 회계상에 75센트의 오차가 난 것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75센트의 오차가 어디서 생겼는지 만 사흘을 추적한 「스톨」은 마침내 누군가가 전화를 이용해서 군수공장과 대학의 연구소 및 군사시설을 연결한 컴퓨터망에 침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 미지의 침입자가 컴퓨터망에 접근할 때마다 자신의 주머니에 든 호출기와 연결되도록 장치, 어디서든 침입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었다.
「스톨」은 곧 FBI에 제보하는 한편, 애인의 충고에 따라 가짜 군사정보를 수록한 SDI망으로 덫을 쳐 침입자가 핵이라든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DI(전략방위 구상), 세균전, NORAD(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 등 키워드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가 서독의 하노버시에서 컴퓨터로 모든 정보를 알아내 소련측에 팔아 넘기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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