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라크 이샤키 지역서 11명 학살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하디타 마을의 이라크 주민들을 학살한 '하디타 파문'에 이어 또 다른 지역에서 민간인들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BBC방송은 1일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이샤키 지역에서 지난 3월 중순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라크인들의 시신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 발생 당시 미군은 알카에다 조직원이 머물고 있는 집을 공격하는 와중에 빗발치는 총격으로 집이 무너져 용의자를 비롯해 여자 두 명과 어린이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BBC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에 총상이 선명해 미군이 이들을 고의적으로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라크 경찰도 미군이 집 안에 있는 5명의 어린이와 4명의 여자를 포함, 11명을 조준 사살한 뒤 집을 폭파했다고 주장했었다.

미군은 BBC의 보도에 대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다국적군 주둔에 반대하는 수니파가 제공했다고 BBC 측이 전했다. BBC는 이샤키 지역에서 당시 촬영된 다른 영상물들과 세밀히 비교한 결과 비디오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